화산도를 추천하는 이유
1965년부터 1997년까지 30여 년에 걸쳐 일본어로 쓰인 소설이 2015년에 한국어로 전모를 드러냈다. 이 대하소설은 제주도와 서울, 일본을 넘나들며 4.3의 진실을 생생히 전할 뿐만 아니라 그 시대를 산 인간들의 고뇌를 도스토예프스키를 연상시키는 깊이로 그려낸다. 지극히 토착적인 배경 속에 펼쳐지는 가장 보편적인 비극적 상황은 또 다른 위기들과 마주한 우리 시대와 거리가 멀지 않고, 이념과 민족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면서도 그보다 더 중대한 인간됨이라는 물음을 잊지 않는 등장인물들은 우리 곁에서 함께 고투하는 벗이자 동지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