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룸을 추천하는 이유
쓰기가 생명을 위한 일이 될 수 있을까? <다크룸>은 바로 그런 쓰기의 결실이다. 누군가에게는 삶이, 또 누군가에게는 죽음이 분배되는 사회 속에서, 권위주의 정부와 파시스트들은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난민 등 사람으로서의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는 이들을 사회의 위협으로 낙인찍고, 이들을 공격함으로써 자신들이 숭배하는 세계를 수호하려 한다. 수전 팔루디가 유대인이자 트랜스젠더였던 아버지의 삶을 집요한 취재로 기록한 <다크룸>은 성차별, 인종주의, 그리고 파시즘이 얽힌 복잡한 관계를 깊이 탐구하는 경이로운 전기다. 동시에, 권력이 ‘이미 죽은 것’으로 취급하는 모든 작고 찬란한 정체성들에 바치는 아름다운 헌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