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풀의 구원을 추천하는 이유
세상은 얼마나 더 나빠질 수 있을까. 매일 하루의 끝에 다다르면 ‘여기서 얼마나 더?’를 묻는 일이 습관이 되었다. 파괴의 무시무시한 점은 단번에,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권태라는 외투를 입고, 무감각의 모자를 쓰고 서서히 일상을 잠식해 들어온다는 점이다. 대단한 사건이 벌어지지 않았는데도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면 이미 너무나 많은 것들이 훼손되어버린 뒤인 것이다. 그럴 때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어떻게 일어설 수 있는가. 이 작은 책은 그 해답을 마당의 작은 들풀을 ‘돌보는 일’에서 찾는다. 심고 어루만지고 쓰는 손만이 삶을 회복시킨다. 무엇이 우리를 구하는가? 어쨌든 멀리 있는 무언가는 아닐 것이다. 당장 당신의 손에 들린 작은 씨앗 하나가 당신에게 미래를 열어 보일 창문이 되어줄 거라고, 이 책은 속삭이듯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