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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최고의 책 : 기억할 책, 함께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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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을 사랑하는 보통의 사람들에게"
    <스토너>는 약간 특이한 작품이다. 등장인물들이나 그들이 겪는 사건들이 새롭거나 놀랍지 않아서다. 첫 장면에서 이미 제시되듯 주인공 스토너는 전혀 특별히 기억에 남을 만한 인간이 아니다. 그가 갑작스럽게 매혹당한 뒤 평생을 매진하게 된 고전문학 속의 캐릭터들에 비하면 스토너 자신의 삶은 조용한 대학교수의 삶 바깥으로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않는다. 그 외에는 평범한 생활들이 전부다. 사랑과 결혼과 이별, 가르친다는 것에 대한 고민과 교수직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정치 행위들 같은 것이다. <스토너>에는 소설 속에나 나올 법한 일들은 일어나지 않는다. 현실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굴종이나 파멸 역시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이 소설 속에는 특별한 재능 없이 최선을 다했던 한 인간의 사위어가는 생명 뿐이다. 그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다만 책들 속으로, 문학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기를 원할 뿐이다. 아주 긴, 평생을 들여 진행하는 다도를 보는 듯하다.

    다만 기억에 남을 만한 순간에 다다르면 성실한 감각 묘사가 수놓아진다.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듣고 처음으로 문학에 눈을 뜬 순간, 스토너의 온 감각이 강의실 내의 작은 요소들을 재발견하는 장면들처럼 말이다. 그의 생을 통틀어 기억에 남을 몇몇 순간들, 대개 문학에 얽힌 감동으로 이루어진 순간들은 그때 빛나던 사물들과 그 냄새와 대기의 부드러움 같은 감각적 요소들로 인해 풍요로워진다. 따라서 스토너가 겪는 보통의 날들은 특별한 비극이 없이도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 특유의 비애에 젖어 있다. 평생 삶 속에서는 거의 만나지 못할 그 모든 걸작들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자신의 빈한한 매일을 떠나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 조용한 소설에서 쉽게 눈을 떼지 못할 것이다. 그 삶이 우리의 삶과, 그 반짝이는 순간들이 우리의 그것과 그토록 닮아 있으니까 말이다.
    - 소설 MD 최원호 (201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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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한 멋진 인생이란 무엇일까? 그런 인생이 가능하기는 할까?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문학을 사랑했으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고자 했던 내성적인 한 남자의 그저 그런 일생을 그린 이야기. 표면적으로 보면 초라한 실패담으로 보이지만 그 내면에는 인생의 비의()와 본질이 담겨있다. 사실 우리 모두는 성공하지 못한 인생을 살지 않는가? 어떤 탓도 하지 않고 소소한 운명을 묵묵히 자신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주인공 윌리엄 스토너의 태도에서 어떤 수행자의 모습이 보이는 건 왜일까?
    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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