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서로에게 돌아갈 길을 찾고 있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 리사 리드센의 데뷔작이자 2024년 스웨덴 올해의 도서상 수상작. 끊임없이 이어지는 세대 간의 소통, 가족 간의 사랑, 오랜 동료와의 우정, 뜨거운 화해와 온화한 작별의 과정을 사실적이면서도 감동적으로 보여주며, 소설은 인생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한다.
마음에 이는 무늬를 섬세하게 수놓으며 이야기의 아름다움을 증명해온 소설가 김금희가 장편소설 『대온실 수리 보고서』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동양 최대의 유리온실이었던 창경궁 대온실을 배경으로, 그 안에 숨어 있는 가슴 저릿한 비밀과 인간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으려는 신념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작가가 작품활동을 시작한 지 15년 만에 처음 선보이는 역사소설로, 김금희 소설세계를 한차원 새롭게 열며 근래 보기 드문 풍성한 장편소설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대작이다. 창경궁과 창덕궁을 둘러싼 자연에 대한 묘사, 한국 최초 유리온실인 대온실의 건축을 아우르는 역사, 일제강점기 창경원에 감춰진 비밀, 오래된 서울의 동네인 원서동이 풍기는 정취,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크고 작은 사건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주는 이 작품은 소설이 줄 수 있는 최대치의 재미와 감동을 독자에게 선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이 써내려가는 ‘수리 보고서’는 건축물을 수리하는 과정을 담은 글이면서 동시에 우리의 아픈 역사와 상처받은 인생의 한 순간을 수리하고 재건하는 기록이기도 하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불가피하게 경험할 수밖에 없는 어떤 마음의 상처는 건축물을 구성하는 필수요소, 마치 문고리나 창틀이 집을 짓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소재인 것처럼 삶을 이루는 데 꼭 필요한 요소라고 작가는 이야기하는 듯하다. 두려운 나머지 잊고 묻어두었던 과거를 다시 마주하게 된 주인공이 보고서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때 이 방대한 이야기를 따라온 독자는 이 작품을 읽기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된 것만 같은 마음의 성장을 실감하는 동시에 가슴 찡한 감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지난 2023년 10월, 문학동네시인선이 출범 13년 만에 200번을 돌파했다. 세상에 200개의 컬러를 더한 문학동네시인선을 향한 독자들의 너른 사랑은 이어지는 컬러들에도 더욱 폭발적으로 쏟아지고 있다. 이에 문학동네는 문학동네시인선 200번 이후의 시집 중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시집 『샤워젤과 소다수』 『오믈렛』 『당근밭 걷기』를 새로 리커버해 선보인다. 이번 3종 리커버는 ‘런치박스’를 콘셉트로 한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과 식재료를 담아낸 제목들은 평범해 보이는 삶의 이면으로부터 잠재된 가능세계를 찾아내는 시적인 태도를 함축하고 있다. 이러한 제목에 대해 시인들은 출간 당시 편집부와 진행한 미니 인터뷰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연유를 밝힌 바 있다. ‘런치박스’ 리커버는 보다 제목에 집중하여 시각적으로 해상도를 높인 표지로 독자들을 맞이한다. 새로 단장한 다채로운 색의 소다수와 오믈렛, 당근 케이크는 마냥 달콤해 보이면서도 어쩐지 고요해, 못다 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듯하다. 알고 싶게 궁금한 겹을 지닌 이미지 너머에서 울려나오는 시적인 속삭임을 들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