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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그림체로 제주의 풍경과 사람 냄새 가득한 이야기를 그리고 써온 김성라 작가가 새로운 제주 이야기로 돌아왔다. 고사리 철인 제주의 봄과 먹거리, 일상을 담은 <고사리 가방>, 차갑고 상큼하고 다디단 귤 철인 제주의 겨울 이야기 <귤 사람>에 이어 세 번째 제주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이번 책은 여름의 제주 바닷가 마을에 관한 이야기다. '여름의 루돌프'라는 귀여운 제목과 시원한 표지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김성라 작가는 섬마을에서 평생 해녀로 살아온 할머니 댁으로 휴가를 떠난다. 비록 에어컨은 없지만, 주황색 지붕이 예쁜 집, 돌담과 나무의 그늘, 푸르른 바다, 수국길의 작은 책방, 그리고 할머니와 할머니의 정 많은 친구들이 있다. 제주 바다와 바닷가의 작은 동네를 배경으로 훈훈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토박이 사투리를 그대로 살려서 제주의 시간이 생생하게 전해온다. 작가를 눈물로 배웅하는 '여름의 루돌프' 할머니들의 모습에서 코끝이 시큰해지고, 한 시절의 어떤 그리움 같은 것이 여름 바닷 바람과 함께 불어온다. 한없이 다정해서 많은 이들의 손에 건네고 싶은, 산뜻하고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