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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퀴어 이반지하>에서 이반지하는 검열이 검열의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검열을 당한 후에 깨달았다고 말한다. 칭찬의 말과 견제하는 태도, 질투하는 눈빛과 배려 행세, 우정 비스무리한 것, 그런 것들에 검열은 섞여있다. 말하자면 검열은 뚜렷한 형체를 가진 고체라기보단 삶의 모든 것에 뒤범벅되어 끝도 시작도 없는 끈적하고 불쾌한 액체에 가까운 것이다. 캐시 박 홍은 칭찬의 밑바닥에 묻어있는, 객관의 외피를 두른 평가에 들러붙어 있는, 스스로에 대한 의심에 스며있는 검열과 차별을 폭로한다.
이민 2세대인 캐시 박 홍은 미국에서 아시아인으로 살면서 느껴온 감정에 주목한다.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은 흑인 차별에 비교되어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여겨진다. 백인은 아시아인에게 기꺼이 '모범 인종'의 딱지를 붙여준다. 그들은 근면한 아시아인을 칭찬하지만 착하고 성실한 모범적 인간상 이외의 캐릭터를 허용하지 않는다. 아시아인들은 소수자로 엮이기를 수치스러워하며 서로를 배척하거나 흑인을 혐오하는 모습을 보인다. 차별의 화살이 이리저리 어지럽게 널린 감정의 전쟁터 한복판에서 캐시 박 홍은 자신의 삶에 박힌 불안과 짜증, 수치심과 우울, 두려움을 토해낸다.
모든 차별은 다른 맥락을 가지지만 차별 피해의 당사자가 느끼는 감정, 마이너 필링스는 비슷한 모습일 것이다. 강박과 불안, 신경증적인 방어 심리, 우울과 두려움... 그의 표현에 따르면 "카타르시스가 없는" 이 감정은 "놀랍도록 지속적"이다. 이 책에 많은 이들이 찬사를 보낸 이유는 우리가 아는 그 지긋지긋한 감정에 폭발적인 공명을 일으켰기 때문일 것이다. 억압되어 왔던 감정들은 더 이상 숨어있길 거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