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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교외 생드니 지역의 대성당은 몽마르뜨르 언덕에서 순교한 프랑스의 초대 주교 생드니 Saint Denis를 위해 건립되었다. 참수형을 당하였으나 자신의 잘린 머리를 들고 북쪽으로 걸었다는 설화 속 성인의 이야기가 정호승의 시가 추구하는 길을 비춘다. '만나고 싶었으나 평생 만날 수 없었던 당신을 향해' '잘린 내 머리를 두 손에 받쳐들고' 걸었을 이의 추구. (<당신을 찾아서> 中) 사랑과 고통의 본질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더 낮은 곳으로 임한다.
"첫새벽에 일어나 /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는 개미의 뒷모습이 / 사람의 뒷모습보다 / 더 아름답다" (<개미>)고. "낡은 도시 변두리 / 재개발 지역 골목의 언덕길을 / 할머니 한분 / 느릿느릿 달팽이처럼 기어오른다" (<달팽이>) '비 젖은 종이 박스를 찢어 / 맛있게 잡수신다'는 마지막 단어에서 쉽게 시선이 떨어지지 않는다.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말로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지난한 고통을 이해하려 노력해온 정호승의 서정시의 세계. '사랑할 수 없는 것을 사랑하고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하는' 말들이 인간됨의 품격에 대해 묻는다. '내일에 가야 할, 인간의 아름다운 길을 다시 생각한다'고 말하며 시인 문태준이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