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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년이 깃든 조선 시대,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산속으로 들어간 푸실이는 우연히 책 한 권을 발견한다. 글자를 읽을 수 없었던 푸실이는 효진 아가씨와의 만남을 통해 책의 제목이 '여군자전'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이를 읽기 위해 글을 배우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어머니가 대감댁 젖어미로 팔려가듯 떠나고, 어린 동생의 몸 상태는 나빠져만 간다. 푸실이는 동생을 구하기 위해 대감댁으로 향하는데….
대감댁에 젖어미로 팔려간 어머니, 이름조차 없던 여동생, ‘여군자’라는 단어가 이상하다는 효진의 말, 마음껏 문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가만히 수를 놓아야 했던 효진. 글을 배우고, 책을 읽으면서 세상을 조금씩 알아가게 된 푸실이는 이 모든 것들에 의문을 갖게 되고, 마침내 '여군자전'이 던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답한다. "문이 막히면 담을 넘으면 되지 않습니까.”
대감댁 담뿐만 아니라 차별이라는 거대한 담을 또 하나 넘어 보인 푸실이의 모습을 통해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는 우리 주변의 담들을 함께 허물고, 뛰어넘을 수 있는 힘을 전하는 작품이다. 담의 그늘에 가려 소외받던 존재들을 새롭게 조명해 "등장인물의 개성이 뚜렷하다."라는 평과 함께 제25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