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월간 《사상계》 신인문학상에 시 「순례자의 잠」 외 2편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 『허무집』, 『빈자일기』, 『소리집』, 『우리가 물이 되어』, 『바리연가집』 등이 있고 산문집 『그물 사이로』, 『추억제』,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등이 있다. 한국문학작가상, 구상문학상 본상을 수상했다. 동아대학교 인문과학대학 문예창작학과 명예교수로 지내고 있다.
이 세상에서 한순간 나와 비슷한 이미지의 숲에 빠진 당신을 만났다는 것, 이것이 당신과 내가 정신으로 화해하는 것이지요. 요즘은 정신으로 화해하는 것이 참 어려운 세상입니다. 그러고 보니, 당신은 지금 나의 시를 당신의 가슴속에서 이어붙이기를 하고 계시는군요.
시가 제일 시다워지는 순간, 나는 살기 시작합니다. 숨을 쉬기 시작하고, 피가 돌기 시작하며, 시력을 회복합니다. 청력도 회복합니다. 나는 나의 은유를 고집하지 않겠습니다. 당신의 은유를 당신의 깨진 거울 조각에 비추어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