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스 레벨(Maurice Level) 프랑스의 의사이자 작가. 빌리에 드릴라당과 에드거 앨런 포의 영향을 받은 일군의 잔혹하고 냉소적인 이야기(‘Contes cruels’ 혹은 ‘Sardonic Tales’로 불린다)의 대표 작가다. 외과의로 일하면서 야간 근무 짬짬이 글을 쓰기 시작해 신문 지면에 발표했다. 짧고 간결한 레벨의 많은 작품들이 공포와 선정성을 강조해 19세기말 프랑스에서 악명(?)이 높았던 연극 “그랑기뇰”의 무대에 올랐다. 그의 작품에서 연상되는 이미지와는 달리, 병적인 것에 대한 취향도 없었고 심각한 비관론자도 아니었다. 다만 삶의 전반에 우울한 기질이 오래토록 스며있었다고 전해진다. 의사로서 지닌 병증과 환자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작품에 투영되어, 정상과 비정상, 광기와 이성의 경계를 섬세하면서도 명확하게 그려냈다. 나중에 의사 직을 그만두고 작가로 나섰다. 영향을 받은 릴라당이나 포, 모파상에 비해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적어도 미국에서만큼은 레벨의 천재성이 타국에 비해 일찍 번역 소개되고 각광 받았다. 이런 움직임에 H. P. 러브크래프트의 호평도 일조했다. 초자연성보다는 뒤틀린 환경과 운명을 통해 공포를 그려냈다. 영역 기준으로 『돌아온 사람들』, 『공포의 움켜쥠』, 단편집 『미스터리 호러 이야기』 등의 대표작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