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저자가 50년 이상 학교교육에서 배우고 가르친 것을 기록한 것이다. 언젠가 한번은 정리를 해야겠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차일피일하다가 정년을 2년 남겨두고 원고를 쓰기 시작하였다. 오랫동안 학교교육에 몸담아 왔던 만큼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은 많았지만 대부분 시기의 기록과 흔적들이 사라져버렸다. 남아있는 기억과 자료들을 바탕으로 인생의 근간이 되고 나아가 이것이 가르침에 실현이 되었던 것만을 대상으로 하였다. 특히 현재 학교교육의 바람직한 방향이 무엇인가의 관점에서 접근하였다.
학교교육은 인류의 발전에 결정적 역할을 하여 왔다. 인간이 창조한 정신적, 물질적 유산은 축적되어 다음 단계로 계승 발전되어 갔다. 2,500년 전 공자가 3,000명의 제자들과 교육한 내용은 현재의 생활에서도 매우 유용하다. 인간의 본성인 양심, 도덕, 인간관계, 사회와 국가 윤리 등을 학교교육을 통해서 배우고 발전시켜 나갔던 것이다. 현재 학교교육에 종사하고 있는 우리들은 앞선 세대가 이룩해 놓은 성과들을 계승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학교교육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이 글을 마무리하면서 학교교육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동시에 하고 있다. 학교교육의 필요성에 부응하여 책무감이 넘치고 열성을 다하는 교사, 학교교육의 자양분을 섭취하여 우후죽순처럼 뻗어나 성장하는 학생, 학교교육을 전폭적으로 신뢰하는 학부모가 있으므로 학교교육의 미래는 희망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교육을 비판하고 나아가서는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가슴을 열어야 할 것이다. 학교 현장에 깊숙이 자리 잡은 정치적 행태,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교사,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를 외면하는 학교교육, 현실과 유리된 교육정책 등을 지적하고 싶다. 이것들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학교교육의 주인공인 학생과 학부모는 우리를 외면하고 대안을 찾으려 할 것이다. 미래에 사라질 첫 번째 직종으로 교직을 손꼽는다든지,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하게 발전하는 원격교육의 패러다임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이제 저자는 학교교육을 떠나야 할 시점에 와 있다. 학교교육에서 많은 혜택을 받았고, 학교교육에서 가르침을 보람으로 삼았다. 발걸음이 그리 가볍지만은 않은 것은 떠나는 사람에게 문제가 있기 때문이지만, 학교교육을 걱정하는 간절한 마음을 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이 책을 저술하게 된 것이다. 마음이 앞서다 보니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억측과 편견, 오해, 자의적인 해석과 일방적 주장 등이 있음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다. 정확한 사실과 명확한 논리를 무엇보다도 중시하는 역사학도의 본분에서 멀어진 것 같다. 따라서 엄격한 논증이 요구되는 논문의 형식에서처럼 입론의 근거나 자료의 출처를 일일이 밝히지 않았다. 또한 서술과 관련된 인물들의 이름을 제시하지 않았다. 당사자의 생각을 일일이 확인할 수가 없었고, 또한 특정 인물의 공과를 드러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혹시 자신의 빛나는 성과가 무시되었다는 섭섭함이 있을까 걱정되지만, 이 책자가 적어도 최소한의 공간의 형식을 띠고 싶은 저자의 마음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이에 따라 생겨난 모든 책임은 당연히 저자의 몫이다.
저자는 학교교육을 하면서 많은 교육 동지들의 도움을 받았다. 새내기 교사 시절 교육의 발전과 학생의 성장을 위해 학교 안팎에서 동고동락을 하였던 선배, 동료 교사들의 기억이 많이 남아있다. 지난날의 회상으로 사라지지 않고 저자가 더 나은 교사로 성장하는 데 디딤돌이 되어 주었다. 또한 학교를 개혁하는 데 저자와 뜻을 같이하고 힘이 되어준 동료 교사, 학생, 학부모들을 잊을 수 없다. 특히 학교교육의 발전과 성공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준 많은 교사들이 있었다. 그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스승이오, 나라와 민족의 앞날을 밝혀줄 별들이다. 만약 저자가 학교교육의 발전에 약간의 기여라도 했다고 한다면, 오로지 이들의 도움 때문에 가능하였다. 지면관계상 일일이 모두 거명할 수 없음을 아쉽게 생각한다.
그리고 학교교육에서 성장하고 가르침을 가능케 했던 가족을 잊을 수 없다. 선고, 선비의 무한한 사랑과 형제들의 성원이 있었기 때문에 학교교육에 입문하고 마칠 수 있었다. 책상머리 한 켠에는 빛바랜 선고와 선비, 형제들의 사진을 세워두고 있다. 저자의 가슴에 영원히 살아있는 버팀목이다. 그리고 결혼 이후 처는 저자가 오로지 학교교육과 학문 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온갖 희생을 감내하여 주었고, 아버지를 이어 교직에 입문한 아들, 며느리는 든든한 동반자이며, 서울 객지에서 자신을 길을 개척하고 있는 또 다른 아들은 훌륭한 인재로 거듭나길 기대하고 있다. 늘 집안에 웃음과 기쁨을 선사하는 손자손녀는 삶의 여경이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상업성 없는 이 책의 출판을 흔쾌히 허락해 준 행복에너지 권선복사장님을 비롯한 편집부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 이제 학교교육의 배움과 가르침을 마무리하고 금서의 기쁨을 즐기는 야인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2021년 6월
저자 삼가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