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간행을 위한 여러 작업을 거치는 동안 저희들이 새삼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교내외의 각종 기념식이나 행사를 위한 식사나 연설문, 메시지 등의 원고들을 모으고 정리해 나가면서 이 기록문집이 단순히 예식을 위해 준비된 의례적인 인사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여느 때, 여느 장에서건 혼신을 다하셨던 한결같은 예의 그 모습 그대로 혼신을 다해 총장직을 수행해 내셨던 면면들이 읽혀졌습니다. 재임 시절 이화의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던 주요 사업들 또한 단기간의 치적이나 화려하게 빛나는 업적의 창출이 아니라 전환기의 대학 현실 속에서 미래의 이화를 준비하는 인프라와 제도의 정비, 필요로 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애쓰셨던 흔적들이었습니다. 지난한 논의와 숙고, 정당한 결정에 걸맞은 적정한 절차와 합의 도출을 위한 과정을 때로는 유연하게 때로는 엄정하게 밀고 당기며 종국적 결론을 이끌어 내기까지 한 땀 한 땀 엮어 나간 생생한 증언들을 보았습니다. 그것은 4년 단임의 총장직에서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몫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반짝하니 보여주기 행사와 화려한 치적보다는 '이화'라는 거대한 공동체의 앞날을 내다보면서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능력과 경험을 소중히 건져 내어 정책으로 결집시켰던 선생님다운 리더로서의 모습이 분명하게 각인되는 기록들이었습니다. ('발간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