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호서대학교 신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지금은 부여 수암 교회에서 목사로 이웃들을 돌보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1991년 『시조문학』 여름호 추천으로 시인이 되었고, 2004년 『아동문예』 문학상을 받으며 동시와 동화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새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사진에 담아 여러 사진대전에서 수차 입상하면서 자연과 생물들의 신비를 기록하는 생태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시집 『마음의 집에 작은 들창을 내어』가 있고, 동화책 『요 작은 새야, 네 이름은 쑥새야!』가 있습니다. 이 책은 2006년 한우리가 뽑은 좋은 책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사진동화 『꾀꼬리와 파랑새의 비밀』과 『꾀꼬리야, 사랑해!』, 그리고 동시집 『마당에 그리는 그림』이 있습니다. 시조집으로 『산가의 아침 노래』도 있습니다.
2021년 KBS 창작동요대회에서 『네가 보고 싶어서』 작사가로 우수상을 받고, 동요작사가로 활동하면서 하나님이 참 아름답게 지으신 자연을 시와 노래로 환하게 밝혀주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의 나와 손잡고
내 마음을 열어 마치 서랍 속 나만 아는 비밀이 있는 보물처럼 어릴 적 추억과 낭만을 꺼내 봅니다. 꿈이 많았지만 목사가 되었고, 화가의 꿈은 이루지 못했고, 시인과 사진작가의 꿈은 시골에 와서 꽃과 새, 별들도 보며 시도 쓰고 사진 찍으며 이루고 있어요.
산책길에서 시간을 모를 만큼 동심에 잠겨 봅니다.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서 초등학교 다닐 때 친구와 선생님, 그리고 내가 살던 집, 사과꽃향기 날리는 꽃그늘에서 그 소녀와의 풋사랑, 학교 다니던 길이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내 고향 예산 사직동 뒷동산에서 피었던 진달래가 반세기가 훨씬 지난 지금 여기 내가 사는 부여 옥산에서도 봄마다 피어나 그 어린 시절에 피었던 꽃처럼 싱그러워요. 내 고향 산천은 아니어도 봄에는 양지꽃, 개나리, 진달래, 산벚꽃, 아카시아꽃들이 피고, 가을에는 코스모스, 구절초, 산국들도 그 어린 시절에 보았던 예쁜 모습 그대로 피어나요. 여름에는 마당에 있는 꽃밭에서 채송화, 봉숭아꽃, 나리꽃이 피어나 옛날 우리 집이 생각나게 합니다.
동시를 쓰다 보면 어린 시절의 나와 손잡게 됩니다. 동시를 읽고 동요를 부르던 어린 내가 나에게 말을 건네 동시를 쓰게 됩니다. 내 마음의 정원에는 지금의 나보다 훨씬 젊은 엄마, 아빠와 함께 달밤에 꽃비를 맞으며 이야기하고, 별들을 헤아리던 어린아이가 어른이 되어 지금도 한자리에 있는 별자리를 어린 자녀들에게 가르쳐 줍니다. 어린이들이 동시를 읽으며 좋은 정서를 갖고 자라났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들과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가장 즐겁습니다.
내 마음에 있는 사랑이니, 기쁨이니, 감사는 꽃처럼 잘 돌보고, 잡초 같이 가꾸지 않아도 잘 자라는 미움이니, 유혹이니, 원망이니, 탐욕이니, 거짓을 뿌리째 뽑아 버려서 착한 동심을 지키고 싶어요.
정원에서 꽃들을 위하여 풀을 뽑으며, 내 마음이 꽃밭인지, 풀밭인지, 가만히 들여다보며, 마음에 있는 잡초도 뽑아 없애고 있어요. 그래도 잡초 같은 어른의 마음이 묻어있어 못마땅한 동시도 이 시집에 끼워 넣었습니다. 봄마다 민들레나 토끼풀이 잡초처럼 자라나 푸른 풀밭으로 만들고, 가꾸어 주지 않아도 꽃을 피워 꿀벌들을 불러서 차마 뽑아 버리지 못하듯이, 못마땅한 동시도 꽃밭에서 피어난 민들레 꽃, 토끼풀 꽃 같아서요.
우리 어린이들이 지금 책 읽기 싫어도 어릴 적에 읽은 좋은 책은 평생 마음에 남아 내가 가야 할 길을 가르쳐 주고 이끌어 줍니다. 지금 읽고 싶은 책이나 마음껏 하고 싶은 놀이는 무엇인가요? 일기장에 도서 목록이나 꼭 하고 싶은 놀이나 여행 목록을 적어 놓고 하나씩 실천해 보세요. 어린이들도 어른이 되면 지금 어린 시절이 그리워질 테니까요.
우리 어린이들이 “꽃비 별빛이 그리는 풍경”을 읽고, 꿈을 이룬 어른이 되어서도 펴 보는 동시집이었으면 합니다.
2024년 내 마음이 가을 하늘이고 싶은 날
사계절 꽃향기와 새들의 노래와 별이 빛나는 산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