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훈가(家) 종손인 저자 심천보(沈天輔)는 1940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났다. 심훈의 민족소설 《상록수》의 주인공 박동혁의 실존 인물 심재영(沈載英·1912~1995) 선생의 맏아들이다. 심재영은 야학과 공동경작회(共同耕作會)로 농촌운동을 이끈 인물이다.
일제강점기 당시 지식인이던 조부 심우섭(沈友燮·1890~1948)과 심명섭(沈明燮·1898~?) 목사, 심훈(沈熏·본명 大燮·1901~1936)의 영향을 받으며 한반도와 우리 역사를 바라보는 안목을 키웠다. 심우섭은 춘원 이광수의 소설 《무정》 속 ‘신문기자 신우선’의 실제 모델이다. 심훈 선생이 당진에 내려와 쓴 소설 《영원의 미소》와 《황공의 최후》, 《상록수》 등을 읽으며 학창시절을 보냈고 할아버지와 교분이 깊던 육당 최남선을 만나기도 했다.
서울고와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도미(渡美)해 미 피츠버그대 대학원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했다. 세계적인 건축 외장재 전문회사 ‘센츄리아’에 입사해 정년퇴직했다. 미국 50개 주를 모두 둘러보고 미국의 저력과 자유민주주의 사상의 위대함을 체험했다. 문명 고도(古都)인 도쿄, 베이징, 홍콩, 상하이, 로마, 아테네, 런던, 모스크바, 파리, 이스탄불 등지를 찾아 인류 흥망성쇠 배후를 직접 몸으로 느꼈다.
40여 년간의 미국생활을 정리하고 지난 2011년 고향인 충남 당진으로 돌아와 심훈선생 기념사업에 힘쓰고 있다. 추사 김정희 선생의 목판 ‘청련시경(靑蓮詩境)’과 심훈선생의 유품 등 집안 가보 2000여 점을 추사기념관과 심훈기념관에 기증했다.
심천보는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지난 70여 년의 한국 현대사를 되돌아보며 “지금이 가장 자랑스러운 시기”라고 말한다. 젊은이들에게 이승만 정권 이후 이룩한 산업화·민주화의 신화와 영광을 들려주고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