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잠만 주무신다. 깨어서 밥을 한 술 뜨고 곧바로 누워버린다. 어머니와 나눴던 이야기를 또 하고 싶지만 이젠 할 수 없다. 그래도 그 와중에 농담도 조금 하신다. 방구 한 방 줄까? 이리 와봐라, 하신다. 나는 다른 별로 떠나려는 어머니를 위해 기원한다. 아주 멋진 곳, 평화로운 곳에서 행복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해달라고……. 그리고 조금 후에 나도 그곳으로 갈 것이니 기다리시기를…….
또 만나서 지금처럼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어머니는 나를 낳아주셨고 길러주셨고 문학적인 감수성도 주셔서 늘 새로운 것들을 생각하느라 심심할 겨를이 없었다. 우린 친구였고 동료이기도 했고 자매이기도 했다. 어머니는 스승이기도 했다. 그런 어머니를 위해서 부족하지만 이 책을 드린다. 잘 쓰지는 못했지만 몰입해서 뭔가를 해냈다는 것으로, 갚음 했으면 한다. 어머니, 함께했던 시간들, 너무 좋았고 감사했습니다.
이 소설들은 좀 오래된 것들이다. 주인을 잘못 만나 이제야 세상에 나오지만 귀엽게 봐주면 좋겠다. 이 보잘것없는 책을 내는 데 많은 사람들을 괴롭혀드린 게 아닌가 하고 늦은 반성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