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그림은 내 전부였습니다. 그림과 이야기하고, 마음을 나누고, 그림으로 사람들과 소통했지요. 자연스레 미대에 진학했지만 바쁜 삶에 쫓기다 보니 그림 그리는 일이 전처럼 즐겁지 않았습니다. 꿈처럼 내게 온 첫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던 날, 어린 나를 다시 떠올렸습니다. 그림책은 나를 다독여주고, 다정하게 위로해 주더군요. 그림이 다시 재밌어졌습니다.
《먹고 말 거야!》는 몇 해 전 시골로 이사 와서 만난 첫 친구, 청개구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꿩이 푸드덕 날아다니고 아침마다 고라니 발자국을 확인할 수 있는 이곳에서 자연과 어울려 사는 법을 배웁니다. 단순한 듯하지만 복잡하고, 평온하다가도 급변하는 자연 속에서 만난, 감동적이고 사랑스러운 내 친구들의 일상을 재미나게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