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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젠(黃堅)기자 출신의 재야학자인 지은이는 ‘우연’과 ‘노마드’로 점철된 삶을 살았다. 역사학에 큰 뜻을 두었으나 1984년 베이징사범대 중문과에 입학했다. 가학 전통으로 고문헌을 해독하는 등 ‘독학 역사’에는 자신이 있었으니, 덤으로 문학과 예술의 단맛을 취한 것이다. 사범대학이 숙부 황쉬안민黃宣民이 거주하던 중국사회과학원 기숙사와 가까워 자주 오가게 되었고, 숙부의 동료이자 벗인 리쩌허우, 허자오우, 첸중수 등 중국 현대 사상사의 거목들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대학 졸업 뒤에는 1994년부터 2007년까지 격렬한 ‘노마드 생활’을 했다. 이때 도시를 옮겨 다니며 여러 매체에서 스포츠, 경제 등의 분야를 맡아 저널리즘을 경험했다. 스스로 ‘터널 관통’이라 이름 붙인 10년간의 독서수행 시기에는 고대 로마와 중세 유럽의 정신사에 빠져들었고, 양손에 아우구스티누스와 마르틴 루터를 쥐고서 유럽 역사문명이라는 말의 잔등에 올라탔다. 2007년에는 특유의 ‘엄청난 우연’으로 동양 고대철학에 대한 한 권의 입문서를 써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 입문서란 제자백가를 전면적으로 새롭게 읽어낸 이 책 『사상문』이다. 여기에 묶인 글들은 원래 인터넷에 단편으로 연재되었던 것인데, 책이 출간되자 ‘문화계 대논쟁’이 일었을 뿐만 아니라 유학의 당대 운명을 주제로 한 학술토론회와 세미나가 이어졌다. 황젠은 또한 역사학자 이중톈, 대륙 신유가 천밍 등과 장문의 논쟁을 펼쳐 지식계를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그런데 그는 자신으로 하여금 제자백가를 재해석하게 해준 사유의 원동력은 발터 벤야민에게서 나왔음을 고백한다. 이러한 유랑과 통섭의 경험이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독특하고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사안을 포착해 대중의 호응을 받을 수 있었던 저력이다.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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