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읽고 쓰는 사람. 시인, 에세이스트, 인문학 저술가. 그리고 출판 편집자, 대학 강사, 방송 진행자, 강연 활동으로 밥벌이를 했다.
197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으며, 『에밀 시오랑을 읽는 오후』 『꿈속에서 우는 사람』 『은유의 힘』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 『헤어진 사람의 품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마흔의 서재』 『어느 날 니체가 내 삶을 흔들었다』 등 시적 정서와 인문학적 사유가 돋보이는 다양한 책을 썼다.
지금은 아내, 반려묘 두 마리와 함께 파주에서 살고 있다.
이 시집은 ‘파주 시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파주의 날씨와 계절들, 고양이들과 저녁의 쓸쓸함이 만든
멜랑콜리가 시를 일으켰을 테다.
부엌과 죽은 자들과 어머니에 대해 다 쓰지 못한 것은
애석한 일이다. 악력이 줄고 근육이
소실되자 체념에도 제법 익숙해진다.
한때 시를 쓰는 게 존재 증명이었지만 이 찰나
시는 무, 길쭉한 공허, 한낮의 바다, 평온 몇 조각일 뿐이다.
남은 날을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무릎을 꺾은 채 고요한 자세로 신발끈을 맨다.
2024년 3월 파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