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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에세이
국내저자 >

이름:최금진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0년, 대한민국 충청북도 제천

직업:시인

최근작
2021년 4월 <계속 쓰는 겁니다 계속 사는 겁니다>

최금진

1970년 충북 제천에서 태어났다. 2001년 창비신인시인상에 당선되었다. 시집 『새들의 역사』 『황금을 찾아서』, 산문집 『나무 위에 새긴 이름』이 있다. 오장환문학상을 수상했다.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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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

저자의 말

<나무 위에 새긴 이름> - 2014년 7월  더보기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변하는 방식으로 삶을 버텨 내기란 얼마나 버거운가. 그것은 끝없는 회의와 불신의 낭떠러지 속으로 마침내 자신을 밀어 버리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렇게 살아왔으며, 앞으로도 그렇게밖에는 살 도리가 없다. 때때로 운명에 기대어 한세상 편하게 모든 걸 수긍하고 산이나 강가에 들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물론 언젠가는 꼭 그렇게 할 것이다. 배를 한 척 사고 해안을 타고 돌며 뭍에다 발을 대지 않을 것이다. 이 책에 담긴 것은 과거와 현재의 신산한 풍경일 것이나 이것을 꺼내 든 내 표정은 부끄러움과 노여움으로 잔뜩 기죽어 있을 것이다. 내 스스로를 인간 혐오자로 규정하는 것에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했던가. 그러나 결국 나는 그런 사람이었던 것이다. 이 비극의 최종 결론은 마침내 내가 나 스스로를 혐오하는 것에 이르게 될 것이란 것도 나는 알고 있다. 선험으로의 귀환, 판단중지, 괄호 치기, 정반의 대립……. 글쓰기는 한 개인의 존재 방식이며 실존인 까닭에 나 또한 이를 피하지 못했다. 희망과 꿈과 용기 대신 절망과 불신과 좌절을 얻었다. 그러나 글을 쓰면서 얻은 이 지독한 질병과 증상들을 나는 아끼고 사랑한다. 어쩔 것인가. 나는 너무 먼 길을 걸어왔고 내 손에 든 이정표는 이것 외엔 아무것도 없다. 해체가 아니라 창조를 바랐으나, 못난 수탉처럼 다 헤집어 놓고 다 파헤쳐 놓았다. 그 처참한 증거가 이 한 권의 산문집에 다소간 담겨 있으니, 부디 독자 여러분들의 넉넉한 동정심과 애정을 구할 뿐이다. 아주 먼 길을 걸어와 문득 뒤돌아보는 자의 퀭한 시선에 부디 쓴웃음 짓지 않으시길 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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