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어떤 것의 정점에 스며들고 싶었다. 그 정점에 있는 감성을 두드리고, 그곳에 머물러 충혈되고, 아파하고, 파괴되고 싶었다. 그것이 보이지 않으면 쓰는 것이 힘이 들었다. 그것이 느껴지지 않으면...
이 책 속의 어떤 작품으로부터 지금이 오기까지, 오래 전에 세상으로 나왔어야 했을 몇몇 작품들은 그래서 약간의 미미한 손질을 받았다.
그 후의 대부분은 몇 년 전 어머니의 집에 지은 작업실에서 쓰여졌다. 창밖으로 나뭇잎이 하늘거리고, 집 주위에 깔린 자갈돌 위에 비가 뿌리면 신선하게 비 내리는 소리, 가끔 소리 예쁜 새들이 마당의 잔디에 내려와 우짖는 소리, 그리고 나뭇잎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소리로 가득 찬 그 집은 나의 오랜 꿈이었다.
그 곳에서 나는 글을 쓰기 위한 안간힘을 다 하지만, 가끔은 그냥 무너지기 위하여 그 안간힘을 벗어나버리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