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자신의 신성神性으로 인해 인간이 행복해지고 평화롭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인간은 그 신으로 인해 더 무거운 십자가를 짊어져야 하는 기막힌 현실이 있다. 그럼에도 인간은 그 신과 무관할 수가 없다.
오랜 세월 내 삶을 지탱해 오고 있다고 믿었던 그 믿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종교에 걸려 넘어진다. 그리고 신을 위해 살았고 신에게 봉헌되었던 한 사람이 문 밖에 서 있다. 누가 그에게 신을 사랑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 나는 그가 문 안에 서 있는 누구보다도 뜨거운 마음으로 그 신을 사랑하고 있음을 잘 안다.
이러한 우리들의 상처를 감싸 안고 싶다. 아마도 신은, 이 세상의 모두가 자신으로 인해 상처받기를 원치 않을 것이며, 그 상처로 피 흘리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나는 이 작품을 그런 마음으로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