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마음을 보듬는 '곁애(愛)'에서 활동 중인 시인은
삐딱하고 허름하고 후미진 구석에 깃든 마음을 詩로 엮어낸다.
부드럽고 강한 힘을 지닌 詩는 상처에 바르는 연고가 되어주고
시린 가슴은 詩를 딛고 아물어 간다.
그렇게 가시는 詩가 된다.
동시집 『하마 비누』『눈물이 방긋』
그림책 『형제설비 보맨』『소영이네 생선가게』
시그림책 『가리봉 호남곱창』을 출간했다.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이성복 시인의 말이다.
병들면 아파야 하는데, 아픈 게 맞는데.
이상한 내가 당당한 건 아닌데, 약한 건 나쁜 게 아닌데
피어나는 통증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제대로 앓고 싶었다. 처절한 몸부림이 필요했다.
남은 날은 알 수 없지만 남은 날을 알 수 없기에 나를 들여다봐 줘야 했다.
맥락과 납득의 경계에서 이상한 것들은 더욱 이상하다고 여길 수 있도록
옳은 것들은 더더욱 옳다 할 수 있도록 나다운 회복이 절실했다.
용기를 냈다. 거듭되는 통증, 거듭되는 미완의 완성을 위해 흠뻑 앓아 눕기로.
부디 잊어 잊힌, 잊어 잃은 마음이 돌아와 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