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시평』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뒤 <변방> 동인을 통해 시 공부를 했다. 시집으로 『레닌 공원이 어둠을 껴입으면』 『서리꽃은 왜 유리창에 피는가』 『지워진 길』을 간행했다. 아직 몸속에 유목의 피가 흐르는지 북쪽에 있는 산과 강, 그 기슭에 자리한 너와집을 보러 북한과 맞닿은 중국, 러시아의 접경을 돌아다니고 있다.
푸른빛이 붉은 파도를 앞세워 밀려들었다.
눈에 보이는 것만 믿었던 참과
보지 않고는 믿지 못했던 거짓 사이에서
나는 명제를 부정했다.
1+1=3이라는 논리는 눈으로 봐도 거짓이라는 걸 알기에
늦었지만 이제 명제라 결론 내린다.
명제의 부정이나 부정의 명제가 도처에서 활개치고
애매모호한 문장으로 진실을 숨긴 거짓들이 난무한 현실
외줄 타듯 위태로운 생의 길목에서
아직 혼돈에 빠져 흐느적거린다.
탈출하려고 몸부림칠수록 나의 시력은 어두워지고
그림자는 긴 거짓말만 늘어놓는다.
멀리 도망쳤다 생각하고 뒤돌아보면
아직 그 자리에 맴돌고 있는 나의 발자국들
오늘도 몽유병자처럼 선잠을 더듬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