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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이름:서상영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7년, 대한민국 강원도 홍천

최근작
2015년 7월 <시인의 섬 기행>

서상영

시인. 강원도 홍천에서 태어났다. 서울시립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했으며,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3년 《문예중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꽃과 숨기장난》(문학과지성사, 2006), 《눈과 오이디푸스》(문학동네, 2012)가 있다. 현재 중앙대학교, 백석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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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꽃과 숨기장난> - 2006년 4월  더보기

중3 초여름, 나는 완전한 시를 썼다, 꼭 한 편. 그야말로 완전에 조금의 틈도 없는 시였다. 여자 국어 선생님께 연애편지인 양 시를 건넸다. 그 후 졸업 무렵까지 내가 선생님께 들은 말은 '지도'와 '편달'이 아니었다. '칭찬'과 '경탄'뿐이었다. 실로 완전한 시가, 내게는 있었다. 겨울 어느 날, 시가 뜯겨나갔다. 형 친구들이 놀러 와서 시를 훔쳐간 것이다. 형이 어려워 말도 못 붙이던 시절, 형 친구들을 찾아가서 '내 시 내놔라'고 말할 용기가 차마 생기지 않았다. 국어 선생님께 달랄 수는 더더욱 없었다. 그저 속으로 앓기만 했다. 몇 번이고 복원을 거듭했지만, 더 이상 완전한 시는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게, 단 한 번 떠올랐던 시는, 새침한 여선생님과 시골 총각들의 가슴을 적시며, 영원히 내 마음속으로 숨어버렸다. 나는 지금도 그 시를 향한 간절함, 그리움으로 시를 쓴다. 먼 마음의 바다 속에서 가끔 들려오는 아련한 떨림, 말의 내음, 미묘한 질감, 또 세계를 향한 한 소년의 과도한 열정과 천진한 믿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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