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대구에서 태어나 1994년부터 서울에서 살고 있습니다. 20년 동안 《서울경제신문》 《경향신문》에서 신문기자로 일했습니다.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에서 석사(언론학) 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조지아대학교 그래디칼리지에서 방문연구를 수행했습니다. 한국기자협회의 한국기자상, 관훈클럽의 관훈언론상 등을 받았습니다. 지은 책으로, 10대 딸을 위해 쓴 책 《글 좀 쓰는 십대》가 있습니다.
청춘의 물음표는 피할 수 없는 운명적 마크다
원고를 교정하던 시기 카이스트 학생들이 죽었다. 죽음 앞에서는 혀를 가벼이 놀리지 않아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다만 숙연해진다. 청춘의 상징인 대학이 어디까지 타락할지 가슴이 싸하다. 적자생존이 중요한들, 그 학교 학생들이 아파트에서 뛰어내려야 하는 시대라면 청춘은 정말 울고 싶다.
청춘은 위로받고 싶다. 무엇을 할 것인가. 또 어떤 사랑을 가꿔갈 것인가. 늘 청춘을 괴롭혀왔지만, 열사나 전사로 추앙받지도 못할 쓸쓸함의 시대, 위로 외에는 아무 것도 유효하지 않다.
갑자기 변해버렸다. 80년대의 암울함이 사라지고 비로소 성숙한 고민이 시작됐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96년 연세대 사태를 거치면서 젊은 목소리가 사라졌다. 97년 IMF사태를 거치면서 캠퍼스는 아예 황무지가 됐다.
그 속에서도 청춘의 꽃은 피어난다. 눈을 감으면 떠오른다. 그 칼날 같은 경계선이, 또 그 날카로움마저 맨발로 딛고 일어나려 했던 젊음의 발걸음이. 그저 축축하기만 했던 첫 키스와, 일상으로 남으려던 너의 수줍음 속에서 피어났던 희망의 노래가. 왜 이렇게 힘들게 살게 되는지 물으면서도 회색의 소주 한 잔으로 버텨낸 뜨거웠던 가슴이, 시퍼렇게 살아온다.
청춘은 강하다. 그 방황의 나날에서 인간의 성숙과 존엄이 더욱 공고해진다. 그러므로 청춘아, 비켜서지 마라. 청춘의 물음표는 피할 수 없는 운명적 마크다. 그러니 끝없이 묻고 아파해라. 때론 악마 같은 짓으로, 때론 도저히 설명될 수 없는 순수함으로 그 길을 헤쳐가라. 너희는, 또 우리는 역대 어떤 청춘보다 강하고 힘차다.
살아 있어라. 다음 세대가 되어, 그 다음 청춘을 위로해주어라.
2011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