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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에세이
국내저자 >

이름:김수우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 대한민국 부산

직업:시인

최근작
2024년 7월 <경전 한 잎, 바람 한 칸>

김수우

부산에서 태어나 1995년 《시와시학》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붉은 사하라』 『몰락경전』 『뿌리주의자』 외 다수, 산문집 『쿠바, 춤추는 악어』 『어리석은 여행자』 『호세 마르티 평전』 외 다수, 번역 시집 『호세 마르티 시전집』 등을 펴냈다. 부산 원도심에 글쓰기 공동체 ‘백년어서원’을 열고 너그러운 사람들과 공존과 환대를 공부하며 타자성의 회복을 꿈꾼다. 끝까지 이상이 현실을 바꾼다고 믿는 이상주의자.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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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

저자의 말

<몰락경전> - 2016년 2월  더보기

비겁한 슬픔과 모순들이 나를 키우고 있었다. 꾸물꾸물 민망한 날들이 구렁이처럼 제 꼬리를 말고 또 말았다. 막막하고 먹먹한 날들을 계속 삼켰다. 아프다 말하는 것도 사치였다. 세월호 이후 글을 쓸 수 없다는 생각이 밀려왔지만, 도무지 말이 안되는 날들 속에서 나는 자꾸 글을 쓰고, 책을 내고 있었다. 괴물화된 문명 속에서 나도 병든 괴물이었으리라. 다행스럽게, 아주 다행스럽게도 낡은 책상에서 ‘몰락’이라는 단어가 새움처럼 돋아났다. 모든 몰락은 ‘이상’과 ‘심연’을 가지고 있었다. 또 몰락은 온 힘으로 생명을 품고 있는 겨울숲 또는 혁명과 닮아 있었다. 얼마나 많은 영웅들이 얼마나 아름답게 몰락했던 걸까. 그 몰락에서 무수한 꽃들이 피어나고 있었다. 오늘도 영웅들은 열심히 몰락 중이니. 죽어서 빛나는, 죽어서 살아 있는 세계가 바로 시(詩)임을 깨닫는 데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흔쾌히 몰락할 수 있을까. 가난한 어머니처럼. 전구를 넣고 양말을 꿰매던 늙고 못생긴, 어깨 굽은 어머니 말이다. 이상과 심연 사이엔 대지가 있고, 그 대지엔 사랑이 전부이다. 그리고 그 사랑은 모두 메타포로 빛난다. 이제부터 천천히, 다시 사랑을 배울 참이다. 내려가는 길. 깜깜한 데로 내려가는 나선형 긴긴 계단을 자주 본다. 지옥인 듯 무섭다. 하지만 그 끝자리에 하얀 민들레가 흔들리고 있다. 그 본래. 소박하고 위대한 그 눈부심.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은 착각이다. 울어야 복이 온다. 따뜻한 눈물이 가장 큰 선물이다. 신은 가장 어두운 지하에 산다. 오래오래 우리를 기다린다. 시(詩)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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