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세계의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눈물은 푸르다』 『나의 밥그릇이 빛난다』 『고양이의 마술』 『인생은 짧고 기계는 영원하다』 『그리운 네안데르탈인』이 있고 산문집으로 『노동과 예술』이 있다. 제20회 신동엽창작상, 제5회 오장환문학상을 받았다.
부천에 살면서 인천에 있는 인천제철로 밥벌이를 다니다가 인천 송림동 산동네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한 가지 기대가 있었다. 막상 어린이는 몇 안 되고 노인들만 많았다. 뉘엿뉘엿 지는 해 같은 얼굴을 한 할머니들 사이에서 참 평안하게 6년여 동안을 살았다.
부천을 떠나던 그때가, 살고 있던 주공아파트 가격이 급상승하던 때였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들리는 말은 갈수록 재건축이 불가능하게 되어간다고 한다. 전국적인 현상이라고 한다. 나에게 아파트를 산 사람은 재건축을 기대하고 샀을 것이다. 재건축비가 급상승할 것이라는 상상은 해보았다. 송림동 빈집들은 철거를 앞두고 있다. 집 잃은 고양이들이 많다. 사료를 대 주는 데가 있어서 그런지 길냥이들이 모두 이곳으로 모인 것 같다. 이제 100년 넘었다는 쌈지공원의 은행나무도 많은 대추나무들도 고양이들도 이사를 가야 한다.
사는 동안 정들었던 사물과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다. 여기에 거대담론은 없다. 소박한 시집이다. 시는 생활에 복무할 때 가장 좋다. 집들이 철거되고 나면 잡초가 무성한 동산이 되었으면 한다.
대한민국은 부동산에 미쳐 있는 나라다. 그러나 막상 그런 생각을 많이 말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