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금융 회사에서 일하다 뒤늦게 글쓰기를 시작했습니다. 재봉틀 소리 가득한 창신동 비탈길을 걸으며 100년 전 그곳에 살았던 작은 아이 연이 이야기를 책에 담고 싶어졌습니다. 쓴 책으로 《천하무적 조선 소방관》, 《세상이 처음 생겨난 이야기, 창세가》, 《못난이 삼형제의 하루》가 있습니다.
홍수골(창신동)에 갔을 때 일입니다. 창신 시장에서 국밥 한 그릇 뚝딱 먹고, 가파른 골목길을 천천히 올랐습니다. 그때 드르륵드르륵…… 낯익은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자세히 들어 보니 재봉틀 소리였습니다. 소리는 한 곳에서만 나는 게 아니었습니다. 왼쪽, 오른쪽, 위쪽, 아래쪽, 사방에서 들려왔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슬쩍 들여다보았더니, 솜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쓴 사람들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풀풀 날리는 솜먼지 같은 사람들의 눈물과 웃음과 땀방울이 지금의 서울을 만든 것일 테지요. 그 사람들을 보고 나니 홍수골에 살았던 작은 아이 연이가 바라본 세상 이야기를 그림책에 담고 싶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