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이 작품을 ‘SF소설’이라 하는 것에 반대하진 않지만, 나 스스로는 ‘SF’라 보지 않는다. 오만과 비슷한 생각에서가 아니라 나의 관심사를 표현하고 싶어서다. 정의나 라벨은 작가 본인이 결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작가의 바람과 빗나가는 경우도 빈번하지만, 작가라면 자신의 관심사를 확실히 표현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내 자신을 ‘현실작가’라고 보며, 나의 글쓰기가 현실에 관련이 있고 심지어 현실에만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이 날 자극하고 부르므로, 난 그것에 반응하고 그것을 평정해야 한다. 『왕과 서정시』는 내가 목격한 현실의 배아(胚芽) 또는 방대한 그림자며, 나는 그것을 확실히 분별해 원하는 이에게 보여주고 확인시켜 주기 위해 노력했다. 누군가 이 소설 속 현실이 그다지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에게 소설가 윌리엄 깁슨의 말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에 주의를 기울이라 청한다. 아직 퍼져 있지 않은 미래가 바로 우리의 현실인 것이다.
- <중화독서보(中華讀書報)>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