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문학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건설 현장에서 40여 년을 살았지만
꿈은 오로지 시에 있었습니다.
시인이 될 꿈이 이루어지기 전에
병마가 엄습했습니다.
2015년에 암 진단을 받은 이후
네 가지 암에 대한 여섯 번의 수술을 받고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란 책을 냈습니다.
남은 생을 시 쓰기와 전도(간증)를 위해 살려고 합니다.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2018년 12월
피곤하여 곤히 잠을 자고 있는데
새벽녘에 물기둥을 타고 떨어지는 빗소리에 뒤척이다
내내 가위가 눌렸다
짓눌렸던 몸을 일으키고 창밖을 보니
땅속을 움켜쥐고 있던 나무와 마른 풀들이
시커멓게 젖어 비웃고 있다
아내와 난
무거운 몸으로 약통에서 파스를 찾아
근육이 보이는 곳마다
서로 붙여주었다
2020년 2월
류근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