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땅에서 일어선 이런 사람들, 처음에는 진짜 사람들, 그다음에는 소설 속의 인물들에게서 참는 법, 시간을 믿고 시간에게 속을 털어놓는 법을 배웠다. 우리를 세우는 동시에 부수는 바로 그 시간 말이다. 시간은 그러고 나서도 우리를 세우고 다시 한 번 부수지만. 내가 만족스럽게 소화했다고 확신하지 못하는 유일한 것은 그런 경험의 고달픔을 통해 그 사람들에게서 미덕으로 바뀌게 된 어떤 것이다. 삶을 향한 타고난 내핍적인 태도 같은 것. 그러나 그때 배운 교훈이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내 기억에 그대로 남아 있고, 나는 매일 내 영혼 속에서 그 존재를 집요한 소환 명령처럼 느끼고 있다.
그날 밤 모차르트의 도시에서 어떤 미지의 운명들이 결합했는지, 이 작가는 이렇게 물었다. “저기 저 조각들이 뭐죠?” 내가 말한 조각이란 한 줄로 서 있는 작은 나무 조각품들이었고, 그 첫 번째가 리스본의 벨렝 탑이었다. 그 뒤에 유럽의 다양한 건물과 기념물을 표현한 조각품들이 뒤따랐는데, 그것은 어떤 여정을 보여주는 것이 분명했다. 나는 그것이 16세기, 정확하게 말하자면 주앙 3세가 포르투갈 왕좌에 있던 1551년에 한 코끼리가 리스본에서 빈까지 여행한 것을 형상화한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