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학교를 다닐 때, 눈을 뜨고 보니 등교 시간 10분 전일 때가 있었습니다. 벌떡 일어나서 씻지도 않고 학교로 뛰어가도 이미 지각이었죠. 어른이 된 지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분명히 알람을 맞춰 놓았는데, 알람을 듣지도 못하고 잠만 자다가 지각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아, 나한테 초능력이 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에 빠지고는 합니다. 순간 이동을 할 수 있다거나, 시간을 멈출 수 있다거나 하는 능력 말이죠. 그런 능력이 있다면 아무리 늦게 일어나도 지각을 하지 않을 테니까요.
그런 상상 중에 제일 마음에 들었던 건 바로 ‘축지법’입니다. 내가 빨리 가는 게 아니라 땅을 접어서 가는 축지법. 순간 이동이나 시간을 멈추는 건 완전 초능력이라 가질 수 없을것만 같은데, 그에 비해 축지법은 왠지 열심히 수련하면 얻을 수 있는 능력 같았습니다. 이 책 속 이야기는 거기에서 시작됐어요.
<어쨌든 이게 바로 전설의 권법>은 회사에 지각한 어느 날, 축지법을 생각하다가 떠오른 이야기입니다.
생각에 푹 잠겼죠. 저는 이야기를 구상할 때 가만히 눈을 감고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생각에 잠깁니다. 그러면 수많은 이야기들이 머릿속을 정신없이 돌아다녀요. 그 이야기들은 서로 관련도 없고, 연결도 되지 않죠. 각자 떨어져서 머릿속을 어지럽게만 할 뿐입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생각하다 보면 어느 순간 따로 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이야기들이 하나씩 연결되기 시작합니다.
이야기 속에 나오는 인물들이 하나씩 생겨나고, 그 인물들이 가진 성격과 사건이 만들어지죠. 그럼 그때부터는 신나게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작가가 신나게 써야 읽는 독자도 신나지 않겠어요? 몇 달 동안 이야기를 쓰다 보면, 주인공 영우가 꼭 내 옆에 있는 친구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그렇게 쓴 이야기가 세상에 나올 때는 언제나 마음이 떨려요. 이 책을 누가 읽게 될까요? 재미있을까요? 마음에 들까요? 저는 항상 독자 여러분이 이 책을 읽는 동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