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생명
AI
모든 생명은 처음과 끝이 있다. 하지만 AI는 영원하다. 영생하는 그것이 미래를 지배할 것이다.
그러나 패권 경쟁과 자본의 욕심이 키운 AI가 살인 도구로 진화하는 세계가 다가오고 있어 걱정이다.
부디 그것이 인간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존재하기를 바라는 문학적 바람으로 이 시집을 AI와 펴낸다.
포수 김우종의 부북기는 조선 시대 1644년 겨울부터 1646년 봄까지 초임 군관들이 경상도 울산에서 함경도 회령으로 복무하러 갔다 돌아오는 이야기를 소재로 썼다. 함경도 변경 지방에서 근무했던 무관 박취문의 군대 생활사를 기록한 종군 일기인 『부북일기赴北日記』(1645)가 소설의 배경이다.양반과 노비의 갈등, 무인 간의 알력, 조선 최전선 관북 지역의 생활상, 활과 조총의 대립 구도와 남남북녀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소설은 병자호란 쌍령 전투와 신류의 나선 원정 기록까지 확장했다. 전란 이후에도 양반과 군관에게 활쏘기를 장려하는 반면, 양인과 노비가 주축이 된 포수들이 사용한 조총의 존재감은 왕권 강화를 위해 점차 쇠락한다. 이후 조총 사용 금지령이 내려지고 점차 군졸들도 총 쏘는 법을 모르게 된다. 포수 김우종은 조선 땅을 떠돌다가 만난 박시문과의 인연으로 군관 일행을 남북으로 이어진 삼천 리 길을 따라 관북으로 이끈다. 그는 백전불패의 직업 군인으로 살았다. 양반이자 초급 무관인 시문과 포수가 되려는 노비 이환 사이에 갈등이 일어난다. 한편 관북 지역 군사령관인 북병사와 신임 군관이 된 시문은 의향이라는 여인을 두고 사랑의 줄다리기를 벌인다. 마지막까지 숨 막히는 추격전이 펼쳐진다.
김우종은 조선 후기에 삼백육십칠 년을 넘게 살았던 실재 인물이다. 제주에서 서얼로 태어난 우종은 뭍으로 도망쳐 노비로 살다가 임진왜란에서 포수로 공을 세워 양인이 된다. 그 후 남의 군역을 대신 지거나 품팔이를 하며 살았다. 병자호란 때 그는 적병의 칼날에 찔려 죽은 지 열사흘날 만에 깨어났다. 걸음걸이가 나는 듯했으며 지상의 신선이라 이를 만했다. 그에 관한 기록은 북평사 박래겸이 쓴 『북막일기北幕日記』(1827)에 자세히 나온다. 김우종이라는 매력적인 인물을 만난 일은 작가에게 행운이었다. 김우종은 조선 후기 민중사를 관통하는 특별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언제 죽었는지 어느 기록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김우종은 지금도 어디엔가 역사의 그림자처럼 끈질기게 살아남아 있을지 모른다. 사라진 그를 찾아가는 여정에 여러 독자 제위께서 함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