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에게 묻다
칼바람이 뼛속 깊이 파고드는 정월의 강변길을 마냥 걸었다.철딱서니 없이, 무얼 찾아 헤매었나!30년이 넘었다.분명한 게 달려들었다.강이 나를 부른 것이다.참 가까워졌다.많이, 아주 많이 찾았고 그림에 대한 의욕이 대단해졌다.미쳤다.강과 함께하는 풀 한 포기, 돌 한 개까지도 마음에 둔다. 이들이 던져주는 덕목은 커다란 울림이고 경이로움이다.우연히 마주친 꽃, 닭의장풀이 순식간에 감동으로 다가온다. 이제야 보인 것이다. 어릴 때부터 쭉 봐왔을 손톱만 한 꽃들, 그로부터 한동안 들꽃들을 찾아다녔다. 사람 중심 속에서 미적 가치를 찾았었는데, 엎드려 가까이 다가가야 보이는 들꽃까지도 함께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니 또 다른 지구의 반쪽을 얻었다.참 다행이고 행복하다.십수 년 전에 그렸던 들꽃 그림들을 일부 모아서 작게 엮어본다.예쁜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
2024년 봄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