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운마을에서 생기가 가장 충만한 곳에 자암 이민환 종가가 자리 잡고 있다. 자암종가의 건축물은 솟을대문과 사당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종가보다 초라하다. 하지만 본채와 사랑채에서 금성산을 바라보는 기세의 절묘함은 자연을 닮고자 했던 자암의 부드러움과 대쪽 같은 강직함의 원천이었음을 현대인의 속물적 삶에 찌든 눈에서도 느낄 수 있다. 자암종가는 전통의 무게와 자연의 향기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현대인들에게 다채로운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멋스러움을 가지고 있다.
― 지은이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