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년간 새와 함께 생활해온 무수한 나날, 힘겨웠던 추억을 반추하면서 후회는 없다. 나에게는 사생활까지 통제받아야 했던 아픔이 있었다. 그 시절 새 1쌍과 선인장 세 뿌리를 가꾸며 12년을 견뎠다. 새를 보면서 자유를 동경했고, 선인장 가시로 시린 시대의 아픔을 달랬다. 700제곱미터 크기의 비닐하우스가 새와 선인장으로 가득 찰 무렵, 해금통지서를 받았다. 1980년 4월 13일이었다.
해금과 동시에 대한조류협회를 만들었다. 경희대학교 원병오 교수를 찾아가 조언을 들었고 러시아 시베리아 툰드라 지역과 오호츠크해의 무인도를 함께 탐사했다. 경희대학교 윤무부 교수와는 강원도 강릉시 경포호, 경상남도 을숙도와 주남저수지를, 허남주 식물학회 일행과는 몽골고원과 일본 가고시마현 이즈미시의 두루미 도래지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