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에 기대어 살아온 어민들의 '몸짓과 기억'이 이 책의 출발점입니다. 지금까지 갯벌 이야기들이 수없이 쏟아져 나왔지만, 어민들의 이야기는 그다지 귀담아 듣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새만금 갯벌의 이야기는 칠산바다의 조기처럼 영영 '기억' 속에 갇혀버리고 말 것입니다. 물길이 막히면서 새만금 갯벌에서 갯살림을 이어온 어민들은 절망에 빠졌습니다.
누구를 탓할 것도 없습니다. 우리 안에 웅크리고 있는 육지 중심의 사고가 부른 무자비한 폭력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새만금 갯벌의 생명과 평화를 되찾기 위해서 가장 먼저 요구되는 것은 '바다에서 바다를 보는 시선' 입니다. 이 책이 '육지 것'들의 오만과 편견을 허물어내는 '기억투쟁'의 하나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