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깨달음은 우리가 도달할 수 없는 경지라고 생각하지만 저자들의 말에 따르면 우리는 이미 그럴 수 있는 자매적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 그 사실을 온전히 깨닫기만 한다면 그것이 곧 깨달음에 이른 것이다. 결국 깨달음이란 거창하거나 도달 불가능한 경지가 아니라 매일매일 이루어지는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이 꿈꾸는 삶을 실현하고 자신의 세계를 변화시킨으로써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얻는 것이다. ('옮긴이의 글' 중에서)
이 책을 번역하며 느낀 기쁨과 평화가 여러분에게도
여기에 실린 글들은 이 책을 위해 따로 씌어진 것이 아니라 마더 테레사가 평소에 한 말이나 기도 혹은 그분의 활동에 얽힌 이야기들을 모아서 엮은 것입니다. 따라서 문학적으로 세련되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 어떤 글보다도 독자에게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더 테레사의 꾸밈없는 언행과 기도 속에 담긴, 인간에 대한 애정과 헌신의 진정성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
마더 테레사가 아직 활동 중이던 1990년대 중반에 인도를 여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놀라웠던 것은 그들을 뚫고 임종자의 집에 들어섰을 때 저를 맞이했던 그 고즈넉한 평온함이었습니다. 문지방을 넘어서자 바깥세상과는 너무나 딴판으로 거짓말처럼 고요함과 평온함이 온 집 안을 감싸고 있었습니다. 누추한 침상에 누워있는 사람들이나 그들을 보살피는 수녀님들이나 자원 봉사자들의 표정이 하나같이 그렇게 평화롭고 편안해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 순간 제게 콜카타는 더 이상 지옥이 아니라 ‘기쁨의 도시’로 다가왔습니다. 그 당시 그곳에서 몇 달째 봉사 중이라던 우리나라 청년도 만났는데 그의 환한 얼굴을 보며 그럴 수 있는 그의 용기가 부러웠던 기억도 납니다. ‘시간이 없어서, 혹은 여건이 안 되어서’라는 변명은 사실은 용기가 없다는 말이니까요.
사실 그동안 제게 마더 테레사는 추상적으로 훌륭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이 책을 번역하는 동안 그분의 진면목을 구체적으로 만나게 되면서 저는 잠시나마 제 자신의 삶과 제 주변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번역을 마칠 무렵 번역이 잘 진행되는지 묻는 편집자의 물음에 나도 모르게 도를 닦으면서 번역했지요, 라는 대답이 나오더군요.
이 책은 그런 책입니다. 마더 테레사의 기도와 말씀과 삶의 자취를 따라 읽어가는 동안 나도 모르게 마음이 정화되고 풍요로워지는 느낌이 드는 행복한 경험을 가져다주는 책이지요. 종교나 인종이나 신분에 개의치 않는, 마더 테레사의 소박하면서도 무조건적이고 절대적인 헌신과 사랑을 보면서 인간에 대한 신뢰와 삶에 대한 희망을 확인할 수 있는 책입니다. 제가 번역하면서 누렸던 이 기쁨과 평화를 독자 여러분들도 함께 누리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