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전반부까지의 여자 친구들은 비슷한 일상을 살고 있기에 쉽게 공감할 수 있고, 무엇이든 잘 아는 사이였지만, 30세가 되면 직장 일이나 결혼이나 출산 등 생활에서도 각자의 상황이 바뀌면서 서로를 깊이 있게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20대 때와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의사소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도 친구의 뜻밖의 일면에 깜짝 놀란 경험이 있고, 거기에서 이번 이야기가 탄생했습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서로의 사정을 암묵적으로 이해해주는 경향이 있는데, 문화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낮은 상태로 자라서 서른 살이 된 여자들이 만나 새로운 관계를 맺고자 할 때 일어나는 ‘가면 속의 수수께끼’를 그려 보려고 한 것이 바로 이 작품입니다.
마법 이야기를 책으로 읽거나 애니메이션과 영화로 보면, 마법을 쓴다는 정체를 주위에 들키지 않아야 한다거나,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어야 한다거나, 세상을 구해야 한다는 둥 규칙이 엄청 많잖아요. 아직 꼬마 마녀인 마리에게 그런 걸 밀어붙이는 건 너무하지요. 남을 위해 자기 힘을 쓰는 건 훌륭하지만,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하면 안 되잖아요. 물론 저는 그런 작품도 좋아하고, 레이처럼 성실한 여자아이가 마녀가 되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자세도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걸 하고 싶어, 저건 내키지 않는데, 오늘은 푹 자기만 할래, 배고프다, 추운 건 싫어.’ 같이 여러분 마음속에서 끓어오르는 솔직한 기분은 단순해 보여도 아주아주 소중한 마법의 씨앗이랍니다. 부디 그 씨앗을 잘 간직해 주세요. 하늘을 날 수 없어도, 무엇이 내 마음을 크게 부풀게 만드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언젠가 정말 커다란 마법을 부릴 수 있을 테니까요.
한국어판 특별 서문 中
한국의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 책을 쓴 작가 유즈키 아사코예요.
마리와 절친한 친구 수지와 이서 선생님은 여러분이 사는 나라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마녀도, 인간도, 뿌리가 다른 친구도, 다른 성별끼리도, 주어진 성별이 힘든 사람도, 다 같이 손잡고 행복하게 함께할 수 있는 미래를 꿈꾸며 이 이야기를 썼습니다. 우리 모두 각자의 마법으로 그런 세상을 이루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