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11일 : 29호
<구의 증명> 최진영 소설의 분기점
연휴 이후 3주 만에 찾아뵙는 한국문학 사랑 앱레터입니다. 한국문학을 사랑하는 알라딘 독자 선생님들께서는 연휴를 건강하게 잘 보내셨는지요? 저는 이번 연휴에 무료개방한 덕수궁에서 산책을 했습니다. 전쟁에도 용케 불에 타지 않았다는 살구나무며 회화나무 소개를 읽어보며 최진영의 신작 장편소설을 떠올려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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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이후 3주 만에 찾아뵙는 한국문학 사랑 앱레터입니다. 한국문학을 사랑하는 알라딘 독자 선생님들께서는 연휴를 건강하게 잘 보내셨는지요? 저는 이번 연휴에 무료개방한 덕수궁에서 산책을 했습니다. 전쟁에도 용케 불에 타지 않았다는 살구나무며 회화나무 소개를 읽어보며 최진영의 신작 장편소설을 떠올려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금도 많은 독자가 찾고 있는, 스테디셀러 <구의 증명>이 죽음 이후에 관한 이야기라면, 신작 소설 <단 한 사람>은 그 단 한 사람의 죽음을 되돌리는 이야기입니다. 나무의 의지를 이어받아 참혹한 죽음의 순간 단 한 사람만은 살릴 수 있는 소녀 목화는 자신에게 이 특별한 '능력'이 엄마 장미수, 할머니 임천자를 거쳐 전승되었음을 알게됩니다. 바리데기 설화를 읽는 듯한 이 이야기는 생명 하나하나의 귀함을 아름다운 문장으로 마음에 새깁니다.
"인류는 해변의 모래알보다도 작은 행성에서 홀로 존재하다 홀로 사라질 것이다. 인류가 잠시나마 실재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줄 이는 없다." (142쪽) 소설 속 목화는 한때 이렇게 말했는데요, 덕수궁의 오래된 나무는 폐위된 인목대비를, 국권침탈과 전쟁의 참화를 모두 목격했을 거라고 합니다. 잠시나마 실재했던 존재들을 기억하는 일. 그것은 나무의 일이기도, 사람의 일이기도 할 것입니다.
- 알라딘 한국소설/시/희곡 MD 김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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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쪽 : 인류는 앞으로 얼마나 더 생존할까? 오직 나무만이 지구의 역사를 안다. 마지막까지 증명할 것이다. 하나의 뿌리로 부활하고 환생하며 무리를 지어 살아가는 그들에게 생명이란 무엇인가.
Q :
<제3회 문윤성 SF 문학상 중단편 수상작품집>을 한 권의 종이책으로 손에 쥔 소감 및 2023년 근황, 앞으로의 작품활동 계획 등이 궁금합니다.
지동섭 :
작가는 글을 쓸 뿐이라 책이라는 실물이 나오기까지 신경 써주신 출판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저는 책의 판권 면까지 읽는 독자가 되었습니다.)
올해 근황을 말씀드리자면, 소설 창작 강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였고, 앞으로도 종종 진행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작품활동으로 여러 단편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집에 실린 소설 <물의 폐>에 등장하는 ‘여운’이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일종의 스핀오프도 쓰고 있습니다.
제가 SF라는 장르에서 느끼는 감동을 독자도 느낄 수 있도록 좋은 글을 쓰려 노력합니다. 특히, 거대한 세계의 어떤 단면이 사람의 내면으로 깊숙이 들어와서 누군가를 (이 범주에는 작가와 독자도 포함됩니다.) 바꿔 놓는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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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제3회 문윤성 SF 문학상 중단편 수상작품집>을 한 권의 종이책으로 손에 쥔 소감 및 2023년 근황, 앞으로의 작품활동 계획 등이 궁금합니다.
지동섭 :
작가는 글을 쓸 뿐이라 책이라는 실물이 나오기까지 신경 써주신 출판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저는 책의 판권 면까지 읽는 독자가 되었습니다.)
올해 근황을 말씀드리자면, 소설 창작 강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였고, 앞으로도 종종 진행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작품활동으로 여러 단편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집에 실린 소설 <물의 폐>에 등장하는 ‘여운’이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일종의 스핀오프도 쓰고 있습니다.
제가 SF라는 장르에서 느끼는 감동을 독자도 느낄 수 있도록 좋은 글을 쓰려 노력합니다. 특히, 거대한 세계의 어떤 단면이 사람의 내면으로 깊숙이 들어와서 누군가를 (이 범주에는 작가와 독자도 포함됩니다.) 바꿔 놓는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짐리원 :
너무 많은 에너지를 받았습니다! 김초엽 작가님이 심사평에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마음이 밝아지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쓰고 싶습니다. 2023년에는 서울의 숨어 있는 동물들을 주제로 한 장편, 환경보호운동과 탈지구문명을 주제로 한 중편을 각각 한 편씩 완성하여, 투고하였습니다. 이외에도 서울과 기후위기를 소재로 한 단편들을 집필하고 있습니다. 작가로서는 제 안에 있는 이야기를 가능한 한 뽑아내고 싶고, 많은 독자분들께 닿고 싶습니다.
고하나 :
<러브 앤 피스>가 데뷔작이 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작품집 출간에 애써주신 모든 분들, 읽어주신 독자 분들께도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책을 읽고 독자 분들이 저마다의 왕국을 찾게 되면 좋겠습니다. 작품 활동으로는 여러 단편 소설을 쓰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영상 이미지 시대의 감각과 인지 매커니즘, 그리고 영상 출력값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외에도 여러 아이템을 준비 중인데요. 즐겁게 쓰고 있습니다.
올해는 문윤성 SF문학상 수상집 출간을 비롯해, 새로운 경험이 펼쳐졌던 시기였습니다. 하던 일도 열심히 하고 있고요. 남은 2023년은 소설 쓰는 시간을 좀더 확보하려 노력 중입니다.
앞으로도 저라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써나가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재미를 원동력으로 의미를 생산하는 글을 쓰는 작가가 되려고 해요.
임민규 :
2023년은 수상 덕분에 자극받아 더 많은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집에 실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SF 위주의 중단편들입니다. 아직 출간 계획은 없지만, 브릿G라는 웹 소설 플랫폼에 올리고 있습니다. 글을 많이 읽지 않는 시대에, 텍스트를 통해 할 수 있는 새로운 문학적 영역을 구축하는 작가가 목표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걸리겠죠. 지금은 최대한 이런저런 실험들을 해보고 있습니다. 그런 과정으로 작품들이 생성되고 있는 것도 재미의 하나입니다.
민세원 :
새벽에 눈을 떠 택배가 배송되었다는 문자를 받고 현관문을 열어보았는데 아무것도 없었다. 맨발로 현관 바닥을 밟으며 열린 문 너머를 내다보았더니 책이 와있었다. 지난 겨울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으로 "꿈이 이루어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는데, 아직도 그런 시간 속에 있는 것 같다. 처음 이 소설을 쓰겠다고 계획한 것이 2022년 9월 말이었으니 실물의 책이 나에게 도착하기까지 딱 1년의 시간이 걸렸다.
지금은 내일 당장 떠나는 긴 여행을 앞두고 있고, 약 7년 동안의 직장생활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삶이 마구 변화하는 시기에 맞추어 책이 나왔고, 운이 좋게 너무 많은 사람들로부터 축하와 다정함을 받았다고 느낀다. 그 힘으로 더 멀리 가려고 한다.
쓰다만 소설, 제목만 있는 소설, 첫 문단에서 멈춰있는 소설들이 메모장에 쌓여있다. 이것들을 다 써버릴 생각을 하면 삶에 광채가 끼얹어지는 것 같다. 쓰기 위해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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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을 사랑하는 알라딘 독자께서 길고 달콤한 추석 연휴는 즐겁게 보내셨을지 궁금합니다. 2022년 부커상 최종후보로 노미네이트된 <저주토끼>가 2023년의 전미도서상 번역부문 최종 후보로도 선정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추석 연휴 전해졌습니다.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과 김보영의 <종의 기원담>이 이 상의 1차 후보로 선정된 이후, 최종 후보로 한국 작가가 이름을 올린 것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정보라의 중편소설 <밤이 오면 우리는>이 핀 시리즈의 장르소설 라인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한때 인간이었던 흡혈인과 인간이라고 주장하는 인조인간이 기계에 대항하며 인간다움에 대해 묻습니다. 사회적 참사나 부당한 죽음을 향해 '이를 드러내고 싶을' 때 생각날 단호함이 있는 소설을 소개 올립니다.
2021년 첫 호를 출간한 문학동네시인선이 2023년 가을 200호에 도달했습니다. 2017년 12월 100번째 시집을 출간할 때 등장한 '티저 시집'의 형태로 다시 미래의 시를 만나봅니다. 문학동네시인선으로 출간을 앞둔 50명의 시인이 참여했습니다. 박연준, 안희연 같은 기다려지는 시인부터 조온윤, 조해주 같은 반가운 시인까지, 앞으로 손에 쥐게 될 시를 미리 만나봅니다. 정가 3천원 특별판으로 시인선 001 최승호~199 한연희 시집의 ‘시인의 말’만을 묶은 책 <내가 아직 쓰지 않은 것>도 함께 출간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