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시리즈 27권. <어느날 내가 죽었습니다>의 이경혜 작가의 작품집이다. 묵직한 중편을 포함하여 네 편의 청소년 소설을 모았다. 그동안 간간이 발표해 왔던 작품들을 공들여 손보고 다듬어 묶은 책이라 실제 집필 시기는 저마다 다르지만 작품 속 주인공들이 모두 열여덟, 열아홉의 나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일관성을 갖고 있다.
열여덟, 열아홉이란 이제 막 성장기를 마치고 머잖아 공식적으로 성인이 될 나이다. 이제는 더 이상 철없이 날뛰거나 헤매고 다녀서는 안될 때. 하지만 인생이란 공식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어서 아이들은 돌연 거대한 물음 앞에 서게 된다. 이대로, 정말 이렇게 어른이 되어도 괜찮은 걸까, 이렇게 어른이 되면 행복할까?
표제작인 '그 녀석 덕분에'는 별 문제의식 없이 고3의 바쁜 시기를 보내던 평범한 열아홉 살 장양호에게 찾아온 아주 괴상한 일을 다루고 있다. '리딩 이즈 섹시!'의 민기는 어느 날 우연히 만난 동갑내기 여자애 연저를 통해 비로소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베스트 프렌드'와 '학도호국단장 전지현'은 표면적으로 십대의 사랑과 설레임에 대한 작품이지만 거기에 반성적 성찰이 담겨 있다.
일기 쓰는 인류이며, 일기 중독자이다. 이경혜란 이름으로 동화와 청소년 소설을 쓰고, 영어와 불어로 된 그림책을 우리말로 옮기며, 이후경이란 이름으로 일반 소설을 쓴다. 책을 비롯한 모든 종이, 바다를 비롯한 모든 물, 고양이를 비롯한 모든 동물, 산신령을 비롯한 모든 신, 만년필을 비롯한 모든 문구류, 폭풍을 비롯한 모든 바람, 바흐와 신해철을 비롯한 모든 음악가를 좋아한다.
1992년 문화일보 동계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2001년 ‘한국백상출판문화상’ 아동문학 단행본 부문, ‘SBS 한국미디어대상’ 그림책 번역 부문 우수상, 2011년 ‘김만중문학상’ 금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낸 책으로는 그림책 《행복한 학교》《새를 사랑한 새장》, 동화 《사도사우루스》《마지막 박쥐공주 미가야》《유명이와 무명이》《책 읽는 고양이 서꽁치》, 청소년 소설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그 녀석 덕분에》《그들이 떨어뜨린 것》, 소설 《저녁은 어떻게 오는가》《달의 항구》《저녁의 편도나무》들이 있다.